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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의 제주도 방언은 외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무령 2026. 7. 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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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스페셜 에디션을 사두고, 마치 전시용으로 구매한 것 처럼 거실 한 편에 잘 보이도록 방치하던 나는 , 병원에 입원하게 하고나서야 처음으로 '작별하지 않는다' 를 펼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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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설 속 서사와 묘사에 한없이 빠져들다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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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속의 제주도 방언은 어떻게 외국어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우리에게도 생소한 이 표현들로 어떻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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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결을 크게 네 가지 전략으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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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정적인 농도를 높히는 단어선택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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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방언을 그 나라의 방언으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방언을 그 나라의 표준어로 번역하되, 적절한 단어 선택을 통해 그 문장이 가진 감정적 농도를 높인다. 제주 방언이 가진 투박하지만 절절한 정서를 단어 선택을 통해 보충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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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기난 말이우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라는 원문은 단순히 "That's what I'm saying" 이라고 하지 않고, 인물의 절박함을 담어 "It was as I told you," 또는 "Listen to what I am saying," 처럼 상대의 주의를 끄는 간절한 어조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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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인해 사투리의 형태는 사라지지만, 그 말을 내뱉는 노년 여성의 '강단'과 '슬픔'이 문장에 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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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유명사를 유지하고 맥락적으로 주석을 다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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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불가능한 제주의 지리적, 문화적 단어들은 그대로 살려서 그 이질감을 '존중'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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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Oreum"(오름), "Gotjawal"(곶자왈) 과 같은 단어를 'Hill' 이나 'Forest' 로 뭉뚱그리지 않고, 문맥 속에서 "The volcanic cone known as an oreum" 처럼 기술하거나, 제주 4.3의 상징적인 장소성을 지키기 위해 고유명사 그대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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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략은 독자에게 이 이야기가 보편적인 비극인 동시에, '제주'라는 아주 특수한 공간의 역사임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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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어 및 시적 표현을 활용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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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언이 가진 '오래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어권에서도 일상어보다는 약간 격조 있거나 오래된 느낌의 단어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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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에는 죽은 자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방언 섞인 한탄이 있는데, 이를 번역할 때 "They went" 대신 "They departed"를 쓰거나, "Dead" 대신 "The perished"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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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단어 선택은 성경이나 고전 비극에서나 볼 법한 단어를 통해, 방언이 가진 장어함과 종교적인 경건함을 재현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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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방언의 소리보다 문장이 주는 이미지를 번역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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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는 소리, 냄새,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묘사를 즐겨 사용하는데, 변역가들은 방언의 '소리'를 번역하기보다 그 문장이 주는 이미지를 번역하는데 집중한다. 제주 방언이 섞인 대사가 나올 때, 그 주변의 눈보라, 얼어붙은 땅, 정적에 대한 묘사를 더 날카롭게 다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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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인물이 방언으로 중얼거릴 때, 그 입술의 떨림이나 하얀 입김, 거친 숨소리에 대한 번역 문장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서 독자가 그 '소리'를 눈으로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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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번역가들은 "사투리를 사투리로 번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사투리 번역" 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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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제주 방언을 미국 남부 사투리로 옮겼다면, 독자는 제주도가 아닌 텍사스를 떠올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번역가들은 '방언의 결'을 '침묵과 운율'로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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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달라도 그 속에 담긴 고통의 주파수는 동일하다" 는 믿음이 '작별하지 않는다' 가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린 진짜 이유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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