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네트집 19 - 윌리엄 셰익스피어 게검스러운 시간이여, 사자의 발톱 무디게 하고 땅으로 하여금 자신의 달콤한 자식들 삼키게 하며 사나운 범의 턱에서 날카로운 이빨 뽑아 버리고 장수한 불사조 산 채로 불살라 버리라. 빠르게 지나갈 때 좋은 절기와 험한 절기 가져오라. 발 빠른 시간이여, 드넓은 세상과 거기서 사라지는 모든 달콤한 것들에 하고 싶은 짓 마음껏 행하라. 그러나 그대에게 가장 끔찍한 죄 하나를 내 금하노니 내 사랑의 아름다운 이마에 그대 시간의 자국 새기지 말고 부디 그대 낡은 철필로 거기에 줄 긋지 말라. 그대 발길에 내 사랑 때 묻지 않게 하라. 후세 사람들에게 미의 표본 되도록. 늙은 시간이여, 한껏 횡포 부려 보라. 그대의.. 더보기 소네트집 16 -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 잔학한 폭군인 시간 공격하지 않는가?어째서 내 불임의 시보다 복된 수단으로파멸에 처한 자신을 요새처럼 보호하지 않는가?이제 그대 행복한 시간의 정상에 서 있고채 가꾸지 않은 지천의 순결한 정원들은그대 살아 있는 꽃들 심기기만 간절히 바라고 있다.그대 초상화보다 더 그대 같은 꽃들.시간의 붓도 내 이 서툰 펜도그대의 가치 있는 내면과 아름다운 외양사람들 눈에 그대답게 생생히 그려 낼 수 없지만,자식은 그대 그 모습 소생시키리. 그대 내어 주는 것이 그대 영생 가져오는 것. 그대 달콤한 재주로 그려 낸 대로 그대 살게 되리.- 소네트집 1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번역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하면자연히 따라오는 죽음도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그렇.. 더보기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똑같이 아름답지만더 나은 길처럼 보였습니다.풀이 무성하고 닳지 않은 길이니까요.그 길도 걷다 보면두 길은 똑같이 닳을 것입니다.까맣게 디딘 자국 하나 없는 낙엽 아래로두 길은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아, 다른 길은 후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죠.까마득한 예전에: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나아갔고,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가지 않은 길, .. 더보기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 헨리 밴 다이크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우리 얼굴은시원한 빗줄기를 한 번 더느끼기를 원할 겁니다.세상에 늘 음악 소리만 들린다면우리 마음은끝없이 이어지는 노래 사이사이달콤한 침묵이 흐르기를 갈망할 겁니다.삶이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면우리 영혼은차라리 슬픔의 고요한 품 속허탈한 웃음에서 휴식을 찾을 겁니다.내 삶을 돌아보면하고싶은대로 하고싶은 것 하면서마음껏 살아왔던 것 같다.그래서인지 마흔이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특별히 이르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않았다.그저여기까지가 내게 주어진 시간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기다릴 뿐평온하고 쉬운 길 보다는어렵고 도전적인 선택을 하여그 험난함과 성취감을 즐기느라치열한 삶을 살아왔기에비명횡사하지 않고자신의 삶을 조용히 정리할 수 있도록평온한 슬픔의.. 더보기 만약 내가... - 에밀리 디킨스 만약 내가......- 에밀리 디킨스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멈추게 할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잇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하루하루 살아가는게숨쉬는 것이너무 고통스러울 때면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것에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스스로에게 묻곤 한다.너가 지금 이렇게 숨쉬며 견디고 있는 이유가 뭐니?내가 아직 숨쉬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는 사람들.아프지 않은 척.힘들지 않은 척.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날 수 있는 척이렇게 멀쩡한데내가 왜 여기에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모습을 모이면그늘 진 그 얼굴에 잠.. 더보기 연금술 - 새러 티즈데일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 올리듯나도 내 마음 들어 건배합니다.고통만을 담고 있어도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빗물을 방울방울 물들이는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바꾸는 법을.- 새러 티즈데일, "연금술", 다시 봄, 장영희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을연금술처럼 찬란한 금빛으로 만들어 줄노란 데이지꽃 같은마음의 잔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그러한 마음의 잔이나의 고통 뿐만이 아니라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픔도담아 보듬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그리하여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행복이 가득한 잔을 들고오늘도 무사한 하루를 축복하며건배할 수 있다면 좋겠다. 더보기 가을 어느 날 - 김종해 가을 어느 날유모차를 타고 마트에 갔어엄마가 천천히 미는 유모차나는 잠이 오지 않아마트 가는 길가을 햇살이 짜증나세상에 처음 나왔다가길거리에 떨어지는 나뭇잎나뭇잎이 불쌍하다나는 엄마가 천천히 미는 유모차 안에서막 소리쳐 우는 거야내가 소리쳐 우는 이유를 아무도 몰라아가야, 왜, 아가야, 왜유모차 지붕 위로커다란 나뭇잎이또 한장 떨어졌어- 김종해, '모두 허공이야' 에서김종해 시인의 '모두 허공이야' 시집은첫 장부터 시인의 연륜이 가득 묻어있다.삶의 대한 시각.다가오는 죽음.동네 평상 혹은 정자에 앉아, 초연히 풍경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그런 노인의 모습이 떠오르는 시들이 하나하나씩 늘어놓아져 있다.그런... 조금은 어둡고 메마른 분위기 중간에 놓여있는이 '가을 어느 날' 이.. 더보기 이전 1 다음